2013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연말 시상식이 한창인데요.
수상을 남발한다는 소식도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Q) 바로 어제 MBC 연기대상과 SBS 연예대상 시상식이 열렸는데요.
A) MBC에선 예상대로 하지원이 받았습니다. MBC는 한해 고생한 사람보다 앞으로 더 고생할 사람, 시청률에 가장 공헌한 사람에게 대상을 준다는 전통 아닌 전통을 이어 갔습니다. 한창 방영되고 있는 [기황후]의 하지원에게 대상을 안겼다는 건 그런 뜻이죠. 지난해에도 MBC는 1년 동안 고생한 안재욱에게 대상을 주기보단 한창 방영 중인 [마의] 조승우에게 대상을 줬습니다. 오죽하면 조승우가 수상소감으로 안재욱에게 미안하다고 했겠습니까. 올해도 MBC는 그런 전통을 이어갔습니다. MBC는 올해 연기대상, 연예대상 모두 공동수상 남발이라는 또 다른 전통을 낳기도 했습니다. SBS 연예대상은 김병만이 받았습니다. 5년째 대상후보에만 올랐다가 6번째에서 드디어 대상을 탔습니다. 예상대로지만 수긍할 결과였습니다.
Q) MBC는 공동수상을 남발했다고 지적하셨는데요.
A) 사실 MBC 뿐이 아닙니다. KBS 연예대상이나 SBS 연예대상도 마찬가지인데요. 다만 KBS나 SBS는 상의 종류를 많이 늘려서 공동수상 남발이라는 점에서 좀 피해갔습니다. SBS는 신인상을 버라이어티,코미디,MC 부문으로 나눠서 줬는데요. 우수상과 최우수상이 있는데 베스트엔터테이너상과 베스트챌린지상도 줬습니다. 그냥 다준거죠. KBS 연예대상도 마찬가지인데요. 최고엔터테이너상 정보쇼오락부문에선 문희준과 김종국이 받았고, 버라이어티부문에선 추성훈과 최강창민이 받았습니다. MBC는 상의 종류를 늘렸으면서도 공동수상까지 남발해 유난히 두드러진 것 같습니다.
Q) 그럼 MBC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에서 어떻게 공동수상을 남발했는지 말씀해주시죠.
A) 먼저 MBC 연예대상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MBC는 예능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연예대상 시상식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그런 관심이 무색한 수상결과였습니다. 26개 부문에서 무려 61개 트로피가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신인상은 코미디부문과 쇼 버라이어티 부문으로 나눴는데요. 7명에게 돌아갔구요. 인기상은 쇼버라이어티,MC,가수로 나눴는데 역시 7명이 받았습니다. 올해의 스타상은 무려 10명이 받았구요. 우수상은 남녀가 각각 2명씩 4명의 공동수상자를 배출했고, 남자 최우수상은 정형돈과 김수로가 같이 받았습니다. 심지어 대상도 [아빠 어디가] 단체수상으로 돌렸습니다. MBC 연예대상은 2007년과 2011년에도 [무한도전]과 [나는 가수다]에 단체수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쯤대면 공동수상과 단체수상이 MBC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연기대상도 정리해주시죠.
A) MBC연기대상은 대상후보가 무려 20명에 달했지만 절반도 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권상우와 송승헌이 불참했고, 고현정과 문근영도 역시 대상후보였지만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참석한 배우들은 여지없이 상을 탔고, 수상하지 못하는 배우들은 불참하는 전례가 깨지지 않았습니다. 이러니 개근상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MBC는 많은 배우들에게 상을 나눠주기 위해 미니시리즈, 특별기획,연속극으로 세분화해서 상을 주는데요. 그런데도 공동수상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신인상은 이상엽과 오창석, 백진희와 전소민이 나눠가졌습니다. 황금연기상은 총 6명이 받았는데요. 김상중과 정보석과 함께 수상한 조재현은 '세명이 서 있으니깐 가수인 줄 알았다. 노래해도 되겠다'고 공동 수상에 일침을 가하는 듯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재원과 특별기획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주진모는 김재원의 수상 소감이 길어지자 양해를 구하고 무대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아역상은김새론, 김향기, 서신애, 이영유, 천보근 등 '여왕의 교실'에 출연했던 아역배우들이 다 받았구요. 심지어 작가상까지 [기황후]와 [백년의 유산]이 나눠가졌습니다.
Q) 해마다 공동수상 남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